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원당 마을에 소재한 신동문 시인이 기거하던 가옥에 대해 문화 및 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충북향토문화연구소는 지난해 말, ‘선사유적 마을 단양 애곡리’라는 충청북도 전통마을을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자 제5장 ‘애곡리 마을의 주거 변천’이라는 부분에서 신동문 가옥을 소개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보존의 가치를 역설했다.

또한 단양지역의 문인들과 향토사학자들도 이 같은 주장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신동문 가옥은 안내판 하나 없이 공가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신동문 시인(1927-1993)은 청원군 문의면 태생으로 50~60년대 참여시인으로 활동한 문단의 거목이다.

군사독재에 저항해 1960년대 절필하고 애곡리에 내려와 은둔생활을 시작했으며 70년대 중반부터는 독학으로 침술을 익혀 하루 평균 30명씩 18년 동안 약 10만여 명에게 무료로 시술한 바 있으며 이로써 사람들은 그를 ‘신바이처’로 별칭하고 있다.

시인은 또 바둑에도 조예가 깊어 단양군수를 지낸 이승우 씨와 각별한 바둑 인연을 맺기도 했다.

시집으로 <내 노동으로>, 산문집으로 <행동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등이 있으며 단양읍 소금정공원에 대표작 「내 노동으로」의 마지막 3연이 새겨진 시비가 세워져 있다.

신동문 가옥은 상진에서 옛 중앙선 철길을 따라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가는 길 옆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전시관을 앞두고 800미터 쯤 앞둔 곳으로 기찻길에 접해있다.

지금은 기찻길이 현재의 상진대교 쪽으로 우회해 옛 철길은 찻길이 되어 고요하지만, 당시만 해도 기차가 지날 때마다 시인의 가옥은 흔들릴 정도로 들썩거렸다고 한다.

시인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철길을 따라 걷다가 수양개 나루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만 비로소 버스를 만날 수 있을 만큼 시인이 살았던 애곡리 원댕이(원당)는 은둔지로서 최고의 입지를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신동문 가옥은 애곡리 곽기종 씨 가옥을 1971년 해체, 현재의 자리로 옮겨와 다시 조립한 것으로 부엌, 안방, 웃방이 본채의 전부이다. 본채 옆으로는 잠실(蠶室) 용도로 건축된 창고가 있다.

(사)충북향토문화연구소가 신동문 가옥을 책자에 수록한 이유는 가옥의 물리적 가치 때문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수양개 가는 길는 옛 철길을 보수한 것이어서 고적한 맛이 있으며 그 길에 시인의 집과 수양개유물전시관 등이 위치하고 있어 운치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