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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자녀양육의 상처는 사랑이다
안상현 기자  |  ansh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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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05  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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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초빙교수

감사의 달인 5월도 저물었다. 지나고 보면 모두에게 감사할 뿐이다. 혼자서는 살아 갈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핏줄로 이어진 가족 간의 사랑은 너무나 감사하다.
얼마 전 시집간 원주 딸이 급하게 전화가 왔다. 
제 엄마한테 숨 가쁘게 무언가 얘기를 한다. 
내용인즉 “엄마, 나 못살겠어. 글쎄 중학교 3학년인 윤이가 학교친구들과 운동하고 돌아오다가 바지가 조금 젖어서 호기심에서 상가에 설치된 무인 세탁기에 들어갔는데 주위사람들이 주인한테 알려 주인이 급히 달려와 막 야단치고 했데. 물론 윤이가 주인아저씨한테 정말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화가 난 주인아저씨가 부모님한테 연락하라고 해서 연락이 온거야, 그래서 허겁지겁 가서 주인한테 ‘정말 죄송합니다. 엄마인 제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그러니 용서해 달라고 빌고 혹시 세탁기가 고장 났으면 전액 보상해 주겠다고 말씀드리고 윤이도 거듭 죄송하다고 용서를 빌었고 나도 수없이 그랬어. 세탁기 수리비를 꼭 알려달라며 사정을 한 후 겨우 윤이를 데리고 왔어. 아이구 참, 애가 왜 이래? 남의 물건에 손을 왜 대느냐구”.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충분히 딸의 마음은 이해가 되었다. 호기심에 분별력이 약한 손자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남의 물건에 손을 댄 것은 잘못이다. 그래서 우리 내외는 곧장 제천에서 차를 몰고 딸네 집에 갔다. 속상해 울고 있는 딸, 겁에 질린 손자. 먼저 손자에게 엄마한테 죄송하다고 용서를 빈 후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말라고 다짐을 받고는 방으로 들여보내고 딸에게는 “그래, 얼마나 힘들었겠니? 고생 많았어, 하지만 어떡하니, 부모란 다 그런 거야, 아이를 키우다 보면 다 좋은 일만 있을 수 있겠니? 그래도 감사하지,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문이 잠기어 나오지 못했으면 어떻게 할 뻔 했어? 엄만 지금도 그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없더라. 주인한테는 매우 죄송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수리비는 넉넉하게 드리면 되고 윤이에게는 다시 한 번 도덕성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면 되지만 말이야. 우리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자”며 아내가 딸을 달래주었다. 
그 후 며칠이 지나도 주인아저씨한테 수리비 보상에 대해 전화가 없어 너무 궁금하여 전화를 조심스럽게 드렸더니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괜찮다고 하셨다고 했단다. 너무 고마워서 딸이 며칠 전에 조그마한 과일바구니를 가지고 그 상점을 찾아갔으나 주인아저씨가 계시지 않아 안전한 곳에 놓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주인아저씨한테 보내고 전화를 했더니 마침 통화가 되어 지난번에 우리 아이 때문에 정말 죄송하여 작은 선물을 놓고 왔다고 하면서 다시 한 번 죄송스럽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자기도 아이를 키우는 데 다 애들은 그런거 라고 하시며 오히려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하다고 하셨다고 한다. 
마침 윤이가 옆에 있어 전화로 그 아저씨한테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라고 용서를 구하니 아저씨는 괜찮다며 다 그럴 수 있는 거야. 그러면서 크는 거야, 열심히 공부해서 꼭 훌륭한 사람 되거라 하시며 격려해 주셨다고 한다. 이제야 마음의 무거운 짐이 조금 가벼워진 것 같다고 딸이 말한다. 
이 세상에 상처받지 않는 것은 아무도 없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고 비오는 날에는 빗방울에도 상처가 있다. 소나무가 송진의 향을 내 뿜으려면 몸에 상처가 나야 한다. 
이렇듯 자녀가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할 때에도 그 아픔을 참고 견디는 것이 부모다. 부모는 참을 수 있다. 그들은 성숙한 어른이며 경험이 많다. 무릇 자식의 상처를 부모가 온전히 껴안을 때 그 부모는 부모다워지는 것이다. 
자식은 오늘도 수많은 상처를 이겨낸 부모의 따스한 사랑을 먹고 자란다. 오늘따라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TheodoreRoethke)의 상처가 있어야 사랑이라고 한말이 가슴을 저미어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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