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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나이 듦은 성장한다는 것이다
안상현 기자  |  ansh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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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7  17: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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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초빙교수

어느새 한해의 끝자락 달인 12월을 맞았다. 어느 해 보다 생각지 못한 코로나로 인해 힘겹게 달려 왔다. 그래도 함께 달려 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얼마 전 제천시 평생학습관에서 한주에 일회 두 시간씩 ‘지혜로운 할미,할배’ 라는 강의를 마쳤다.
처음 이 강의를 맡을 적에도 그랬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노년의 인구는 급증하고 그 역할 또한 막중하다고 생각했다.
종전처럼 다음세대에게 섬김만 받는 시대가 아니다. 특히 올해처럼 전혀 생각지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초등학교 저학년 손자들이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언택트에 따른 온라인수업을 도와주고 부족한 부분을 반드시 피드백 해주어 학습의 공백이 최소화 되도록 이끌어주어야 할 위치에 있게 되었다.
이처럼 이제는 단순한 보호자로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닌 교육의 동반자요, 생활의 지혜로운 리더로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발상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의는 총10강으로 구성했다.
제1강은 나이 듦과 사고확장, 2강은 나이 듦과 일, 3강은 나이 듦과 자기관리, 4강은 나이 듦과 배움, 5강은 나이 듦과 인간관계, 6강은 나이 듦과 카운슬러, 7강은 나이 듦과 리더십, 8강은 나이 듦과 메모, 9강은 나이 듦과 언어표현, 10강은 나이 듦과 삶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매시간 급변하는 시대에 걸맞는 프로젝트를 운영해 보았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다. 가을로 접어들어 상반기 때처럼 대면 수업이 아니라 비대면 수업을 5강까지 해야 했다.
밴드를 통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를 하는 나 자신도 아무도 없는 빈 강의실에서 컴퓨터와 밴드를 통하여 강의를 하자니 처음이라 쑥스럽고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는 것 같지만 분명 이 시간에도 수강생들이 함께 이 화면을 보고 듣고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고 지정된 수강생들 뿐 만 아니라 뜻있는 친구나 지인들도 얼마든지 함께 시청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조심스럽고 아니 두렵기 까지 했다.
그러기에 더욱 수업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정선된 자료는 물론 좁은 공간의 대면수업이 아니기에 심지어는 언어구사도 쉽고, 정확하게 전달 될 수 있도록 단어 하나까지 신경을 써야했다. 물론 수업이 끝나기 전에 수강생들 개개인의 질의와 응답을 통해 궁금하거나 미진한 부분을 대화로 소통하며 피드백을 해 드렸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강생들의 연령층이 디지털 세대가 아닌 아날로그 세대였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한마음이 되어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 수업에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 져 가고 있었다. 참으로 사람은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동물임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았지만 노력하고 배우면 조금 늦을지라도 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5강이 끝나자 코로나 단계가 1단계로 낮아짐에 다시 대면 수업으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친정 식구를 만나지 못한 출가한 딸이 친정 식구를 만난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얼굴표정이 따스하고 밝다. 보기만 해도 소통이 절로 된다. 속으로 되뇌어 본다. 그래, 강의는 지식정보가 다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 관계형성을 이어주는 것이 또한 중요하지 하며 중얼거렸다.
그렇다. 우리주변에는 연세가 지극하지만 여전히 현명하고 존경스러운 분들을 자주 뵐 수 있다. 그 분들의 지식과 경험, 가족 공동체에서의 역할과 영향은 매우 크다.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오히려 연세가 들수록 지혜, 회복탄력성(resilience), 창의성은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혜는 지식, 기술, 판단력, 타인에 대한 배려, 호기심, 영성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남이요,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기초적인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으로 노년에 이 능력이 다방면으로 증진됨이요, 창조성 또한 나이가 들면 엉켜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활동이나 관계를 형성하는 데 더 능숙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나이 듦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큰 힘이 있다. 노인은 없다. 결국 나이 듦은 성장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강의주제를 구안해 주신 제천 평생학습관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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