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신문
독자마당
사진은 우리네 삶의 역사다
안상현 기자  |  ansh59@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4.24  09:59:4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외래교수

봄이 오는 길목인 지난 3월의 끝자락에 제35회 전국사진공모전이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제천시민회관 제1,2 전시실에서 개최된 적이 있다.
이 공모전은 전국의 사진애호가 여러분들이 심혈을 기울여 창작하신 훌륭한 작품이었다.
무려 840점이 출품되어 35년의 공모전 역사와 함께 매우 뜻있는 전국사진 공모전이 되었다.
참으로 한 점 한 점 작품을 대할 때마다 저절로 감탄사를 금 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설명해 주시는 관계분에 의하면 이 작품을 위해 한곳을 수없이 달려가야 하고 어느 때는 일기가 맞지 않아 허전한 발걸음으로 돌아와야 하는 일들이 무척 많았다고 한다.
다양한 모습에서 우리의 삶이 묻어 있는 진한 내음을 맡을 때 가슴이 저미어 옴을 금할 수 없었다.특히 나의 시선을 끄는 작품이었던 조수연 님의 <노부부의 행복>에서 주름진 노부부였지만 진솔한 웃음과 순박한 삶의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골이 패인 얼굴은 분명 우리네 삶의 역사다.
여기에 희로애락이 숨어 있고 삶의 고뇌가 들어있다.
길고 하얀 턱수염에서 세상을 초월한 유유자적한 삶을 엿볼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박희윤 님의 <생업 >에서 농촌의 소죽 끊여 주는 모습을 보면서 불현 듯 어릴 때 농촌에서 살던 나의 일상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는 아침 일어나 전날에 쓸어 놓았던 여물을 큰 가마솥에 넣고 불을 지펴 끓인 후 그것을 떠서 소에게 가져다주었다.
그 당시에는 소가 우리네 삶의 밑천이었다.
소를 통해서 자녀들을 가르치고 생업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강영미 님 <님 가시는 날>에서 상여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발을 멈추고 움직일 수 없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던 60대에는 한 끼의 밥을 해결하는 것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
더구나 고깃국을 먹는 다는 것은 특별한 날이 아니고는 쉽게 볼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도 옛날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어느 날 아침 나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친구와 같이 가방을 메고 초등학교를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저만치서 상여를 만나게 되었다.
우리 둘이는 가던 등교 길을 멈추고 상여 뒤를 따라가 장지에서 점심을 배불리 얻어먹고 학교를 다녀온 것처럼 집에 갔던 적이 있었다.
한편 배규화 님의 <다듬이질>은 어릴 때 어머님이 두 손으로 다듬이 방망이를 들고 자연스럽게 아니 박자에 맞춘 듯이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늦게 세게 약하게 다듬이질 하는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얼마나 하셨으면 마치 눈을 감으시고 자연스럽게 하시는 것 같았다.
정겨움이 스며있는 다듬이질을 보니 돌아가신 어머님 모습이 그리워진다.
끝으로 서호준 님 <손도장> 역시 세대차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요즘에는 인장 대신 사인을 많이 하는 세대지만 우리 때는 반드시 도장이 있어야 했기에 도장을 새기려면 일찍 가서 이름을 한글 또는 한자로 알려드려야 하고 도장목을 선택하고는 옆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러면 도장포에서 아저씨는 날렵한 칼로 도장 나무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킨 후 돌려가며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성을 다하여 한 글자 한 글자 새기시는 그 모습에서 작은 장인 정신을 엿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사진은 작가의 열정과 미적 감각이 순간 포착의 미학으로 표현된 창작예술이며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예술이다.
아울러 여기에 걸맞게 작가가 사진으로 말하고 있는 사진을 제대로 읽어 내는 것 또한 감상하는 우리네 몫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그렇다. 한 장 한 장의 사진은 우리네 인생의 희노애락을 들려주고 풍성한 감성을 일깨워 줄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을 좀 더 풍요롭고 여유롭게 해 주는 삶의 역사다.

< 저작권자 © 제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안상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390-020)충북 제천시 남천동 1186번지 2층 제천신문사  |  대표전화 : 043)645-6001~2  |  팩스 : 043)645-6003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희  |  Copyright 2011 제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www.jcnews.co.kr